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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없는 병역법 헌법불합치..병역기피자 처벌 조항은 합헌”

[경향신문] 헌재, 양심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없는 병역법 헌법불합치..병역기피자 처벌 조항은 합헌”


종교나 비폭력·평화주의 신념 등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를 적시하지 않은 병역법 제5조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인정하지 않은 7년 전 결정이 뒤집힌 것이다. 국회는 내년 12월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이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처벌 근거가 돼온 병역법 제88조 1항은 헌법에 위배되지는 않는다고 헌재는 판단했다.
헌재는 28일 오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낸 헌법소원 22건과 각 법원에서 낸 위헌법률심판 제청 6건 등 총 28건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이들은 병역의 종류를 규정하면서도 대체복무제는 적시하지 않고 있는 병역법 제5조와, 정당한 사유가 없는 입영 거부를 처벌하도록 한 병역법 제88조 1항이 헌법상 기본권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헌재에서는 과연 해당 조항이 정말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기본권 침해가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를 위해 불가피하게 필요하다고 인정되는지, 기본권 침해가 최소한의 한도 내에서 이뤄졌는지 등 쟁점에 대해 심리해왔다.
병역법 제5조에 대해서는 재판관 6명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다. 헌법불합치는 위헌 결정으로 해당 법률을 바로 무효화하면 법의 공백이 생기거나 사회적 혼란이 우려될 때 국회에 시한을 주고 법 개정을 유도하는 것이다.
6명의 재판관들은 병역법 제5조에 열거돼있는 현역·예비역·보충역·병역준비역·전시근로역 등 5가지 병역의 종류가 모두 군사훈련을 전제로 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과 충돌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들은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극소수에 불과해 병역 자원의 감소나 국방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또 “국가가 관리하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사전심사절차와 엄격한 사후관리절차를 갖추고, 현역복무와 대체복무 사이에 복무의 난이도나 기간과 관련하여 형평성을 확보해 현역복무를 회피할 요인을 제거한다면, 심사의 곤란성과 양심을 빙자한 병역기피자의 증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따라서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면서도 병역의무의 형평을 유지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병역기피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제88조 1항에 대해서는 재판관 4명이 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에 필요한 정족수(6명)를 채우지 못해 최종적으로 합헌 결정이 나왔다. 제88조 1항은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을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에 대한 예외를 두고 있지 않다. 이 조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처벌해야 된다는 게 기존 대법원 입장이었다.
이진성·김이수·이선애·유남석 재판관은 병역의 종류를 규정한 병역법 제5조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상, 처벌 조항인 제88조 1항도 위헌일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들 재판관들은 “해당 조항이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의 예외를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형벌을 부과하고 있다”며 “대체복무제의 도입은 병역자원을 확보하고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을 처벌조항과 같은 정도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므로, 처벌조항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제88조 1항이 합헌이라고 본 강일원·서기석 재판관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라는 취지는 아니다. 이 조항을 일반적인 병역기피자를 규제하기 위한 차원에서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두 재판관은 기존 대법원 입장과 달리 ‘정당한 사유’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 재판관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법원의 해석이 결합되어 발생한 문제일 뿐, 처벌조항 자체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병역 종류 조항에 대한 헌법불합치 결정과 그에 따른 입법부의 개선입법 및 법원의 후속 조치를 통하여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밝혔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628142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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